구형 티티카카 플라이트 D7 유저입니다.
시리즈 중에서 비교적 저렴한 모델인 7단의 접이식 자전거죠.
올해도 여행용으로 잘 타고 다녔지만, 여행하는 동안 7단이라는 낮은 단수의 한계를 많이 느꼈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주력으로 사용 중인 플라이트 D7은 생활용으로 돌리고, 단수 높은 놈으로 하나 더 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여행용으로 쓸만한 자전거를 알아보고 있는데 종류가 많이 없네요.
아마 시즌이 끝나가는 시기라서 그런 것 같은데, 내년 봄에 새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여러 자전거를 뒤지다 보니 체인링과 스프라켓의 종류가 참 다양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규격이 다양한 부품들의 기어비와 롤아웃을 계산해두면 나중에 자전거 고를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내년에 어떤 신모델이 나올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올해 판매된 미니벨로 모델 중 관심이 가는 모델을 골라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기어비는 체인링과 스프라켓의 회전 비율입니다.
체인링이 한 바퀴 돌 때, 스프라켓이 두 바퀴 돈다면 기어비는 '2', 스프라켓이 한 바퀴만 돈다면 '1'이죠.
롤아웃(rollout)은 체인링이 한 바퀴 돌 때 자전거가 이동하는 거리입니다.
먼저 지금 가지고 있는 티티카카 플라이트 D7의 기어비와 롤아웃을 계산해봤습니다.
52T 체인링 한 장과 14-28T의 7단 프리휠 스프라켓을 장착한 자전거입니다.
휠 사이즈는 20인치, 지름 406mm입니다.
휠 지름이 406mm이지만, 타이어를 끼우면 지름이 더 늘어납니다.
그래서 롤아웃을 계산할 때에는 타이어 두께를 포함해야 정확합니다만, 문제는 타이어마다 두께가 다르죠.
근데 그것까지 계산하면 너무 복잡해지므로, 그냥 플라이트 D7의 타이어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실측해보니 타이어를 포함한 휠 지름이 약 500mm가 나오네요.
계산법은 간단합니다.
휠 지름(500mm) * 3.14 * 기어비 = 롤아웃
예를 들어 52T 체인링에 14T 스프라켓이라면 기어비가 3.71이므로,
500mm * 3.14 * 3.71 = 5824mm
체인링을 한 바퀴 돌릴 때 자전거는 5m 82cm의 거리를 이동한다는 얘기죠.
그래프에서 주황색 부분은 평소에 가장 자주 사용하는, 개인적인 맞춤 기어비입니다.
406 휠이라면 보통 2.5~3 사이의 기어비가 보편적일 걸로 예상되네요.
다음은 작년에 처음 나왔던 신형 티티카카 플라이트 D16의 롤아웃 자료입니다.
50-34T의 2단 크랭크와 11-32T의 카세트 스프라켓을 장착한, 폭넓은 기어비를 가진 자전거입니다.
신형이 나오기 전에도 16단 모델이 있었는데요, 그건 휠베이스가 긴 구형 모델이었고 지금은 단종되었습니다.
기어비가 넓어서 여행용으로 아주 좋을 것 같네요.
점찍어둔 모델입니다.
언제부턴가 접이식 미니벨로 시장에서 1단 크랭크가 대세가 되었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고단 스프라켓의 출시와 심플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분위기 때문으로 추측해봅니다.
그 분위기를 타고 올해 티티카카 11단 모델이 출시되었죠.
위에서 소개한 플라이트 D16과 비교해보니 기어비가 약간 높습니다.
여행보다는 주행용으로 더 좋을 것 같네요.
계산하는 김에 좀 더 고급 사양으로 한번 만들어보았습니다.
엠티비 스프라켓 중에 무려 12단짜리가 있죠.
12단 스프라켓 10-51T를 적용하니 저속 기어에서 플라이트 D16과 비슷한 롤아웃이 나오네요.
1단 크랭크로 2단까지 커버되는 대단한 스펙입니다.
산악자전거를 십 년 넘게 타고 있습니다.
지금은 완전 구식 엠티비지만 십 년 전만 해도 메리다 최상급인 HFS 등급의 프레임을 사용한, 가볍고 성능 좋은 자전거였죠.
지금은 기분에 따라 두 자전거를 번갈아 가며 타고 있습니다.
미니벨로와 비교하기 위해 산악자전거의 기어비와 롤아웃을 계산해보았습니다.
타이어 두께를 포함한 26인치 산악자전거의 휠 지름을 자로 재보니 66cm가 나오네요.
휠 지름이 미니벨로보다 크므로 기어비 대비 롤아웃도 길어지겠죠.
27단이므로 그래프 개수가 많아 보입니다.
주황색 부분은 위의 그래프와 마찬가지로 평소에 자주 사용했던 기어비인데, 롤아웃이 티티카카보다 좀 기네요.
엠티비라서 상대적으로 좀 무거운 기어비로 다녔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하나의 도표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주황색 구간은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기어비를 나타내는데, 산악자전거는 범위를 조금 넓게 잡았습니다.
실제로 메리다 탈 때, 롤아웃 5~6m 구간도 자주 사용했으니까요.
어쨌든, 도표에서 보다시피 7단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건, 20인치 미니벨로에 12단 스프라켓을 장착하면 27단 MTB의 롤아웃 뺨치는 범위가 나온다는 것.
하지만, 계산에 의한 이론적인 결과이므로 실제로 꾸미게 되면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무거운 짐을 싣고 자전거 여행을 다녀보니 고단보다는 저단의 필요성이 크게 느껴지더군요.
여행용 미니벨로에서 6m를 넘어가는 롤아웃이 필요한가 하는 의문도 듭니다.
계산 결과를 도표로 만들어놓고 보니, 가장 마음이 가는 모델은 티티카카 플라이트 D16이네요.
2단 크랭크가 제공하는 넓은 기어비는 여행 중에 마주칠 다양한 도로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상당히 높여줄 것입니다.
1단 크랭크의 심플함이 마음에 들긴 하지만, 넓은 기어비를 확보하려면 돈이 상당히 들어가므로 일단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아니면 8단 정도의 저렴한 모델을 사서 구동계만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내년 새 시즌이 시작되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으므로 천천히 생각해봐야겠네요.
선택을 위한 고민의 시간은 항상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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